숨을 쉬다

사진에 관한 생각

mosinig 2017. 10. 13. 22:16

나는 사진 찍는 행위를 좋아하는 인간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우선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현상(디지털 보정)을 통해 그 실체를 조금 다듬더라도 다른 이들이 보기에 칭찬할 만한 사진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쉽게 남들이 '우와'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을 때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예전에 말이다. 제법 오래 전에 말이다. 

하지만 그 오래 전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서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그 오래 전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는 그 갑갑함의 이유를 몰랐었다. 단순한 실증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오래 전 시간이 조금 많이 흐른 뒤 우연히 알게 되었다. 아니 나의 그 생각의 변화에 대해 조금 더 성의있는 유추를 통해 얻은 나에 관한 사실이다. 진실이 결여된 사진에 대한 회의. 그 가식에 대한 작은 혐오. 내가 몰랐던 그런 불편한 생각들의 존재.

사름들은 자신의 사진을 왜 남길까?

우리 아버지 어머니, 조금 세련된 그 아버지의 어머니들은 사진관에서 특별한 순간 혹은 액자에 남길 사진을 만드셨다. 대부분 근엄한듯(아버지), 자애로운듯(어머니)한 사진들이다. 왜?

다음 세대들은 그러한 틀을 뛰쳐나오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이 뛰어나온 그 틀이란게 기껏 발랄함 정도였다. 그 전의 고리타분을 그저 발랄함으로 깼다고 할까? 그런데 그들의 그 발랄함이란 과연 진실일까? 물론 아니다. 'Appeal' 이라고 표현할까? 조금 광범위하게 퍼포먼스로 표현할 수 있는 그들의 그러한 모습은 사실 혹은 진실에도 그리 가깝지 못하다. 그저 보여주기 위함이다. 자신의 개성의 표출이 자칫 타인에게 '행복함' 또는 '그 순간'으로 비취기에 쉽다. 바로 그 지점이었다.

직업으로 하는 사진사, 사진관에서는 그러한 '연출'을 프로의식을 갖고 이루어내고 그에 대한 댓가와 명성을 얻는다. 그들의 직업 혹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그 피사체의 이면에 있는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연출이 중요할 뿐이다. 그렇다. 바로 그 지점이다.

나는 한 때 내가 마치 그런 사진관 직원인양 진실을 감춘 사진을 찍는데 몰두하였다. 

그래서 나는 지친 것이었다. 진실이 감춰진 사진을 동경하고, 만들려 하며 나는 지쳤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