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 003.
오늘은 아빠가 한창 사랑하고 있는 석촌호수를 소개할게. 요사이 하루에 가장 즐겁고 좋은 시간이 이 석촌호수를 걸을때거든. 우선 호수의 모양인데, 아빠가 상상하는 석촌호수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눈사람이야. 두개의 호수가 그 허리께에서 이어져 있는 모습이지. 이건 물론 아빠가 그리는 호수의 모습이고 실제와는 조금 다르겠지. 그 길이는 동호와 서호를 합하여 2563M 라고 바닥에 적혀있는데 아빠가 몇 번을 걸어봐도 아빠의 코스는 2.5Km로 나와. 눈사람의 허리 부분에는 짧은 터널이 있는데, 거기엔 피아노가 한 대 있어. 시민들이 이용하라고 있는건데, 가끔 아주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분들이 계실 땐 걸음이 멈추게 되. 그리고 호수 곳곳의 스피커로 아빠가 좋아하는 클래식음악 위주로 조용히 연주되는데 함께 걷기에 너무 좋지.
아무튼 두개의 호수는 각각의 놓인 방향을 기준으로 한 동호와 서호로 사이좋게 나뉘어 이름지어졌는데. 서호는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가 있어 익사이팅한 호수지. 한 놀이기구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호수를 걸을때 마치 전투기가 날아가며 내는 굉장한 소리와 뒤 이은 사람들의 괴성. 소리만 놓고 보면 가장 인기많은 기구가 아닐까? 하지만 아빠가 보기에 최고의 기구는 역시 ‘자이로드롭’이지. 아마 휴일 기준으로 줄 서서 대기하는데 1시간, 탑승하여 꼭대기 지점까지 올라가는데 20여초? 꼭대기에 다다라 4~5초간의 대기. 사실 이 순간이 최대치의 긴장감과 공포, 짜릿함을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지. 그리고 대략 2초간의 너무도 짧고 아쉬운 하강. 비록 시간은 매우 짧지만 자유낙하라는 매력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지. 자유낙하 즉, 중력속도로 떨어지기에 사람들이 중력을 느낄 수 가 없는거야. ‘무중력상태’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우주비행사들이 둥둥 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 그 외에도 사람들의 즐거운 탄성을 느끼며 걷다보면 나도 절로 신이 나지.
동호의 모습은 서호와 사뭇 다른데, 잔잔한 호수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걷기에는 동호가 훨씬 좋지. 위를 보면 반짝이는 나뭇잎에 가려진 하늘도 이쁘고, 옆을 보면 초록빛 호수가 평화로와. 주의의 사람들도 여유롭기에 덩달아 여유를 찾게 되니 좋은가봐. 중국집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고민하게 되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로 말이지. 석촌호수에는 동호와 서호가 있어. 동호에서는 동호를 사랑하고 서호에서는 서호를 즐기면 되는 거야. 늘 이 좋은 호수를 걸으며 하는 생각은 역시 사람이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더 좋겠다는. 우리 세 가족이 함께 이 호수길을 걷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 날을 기다리며. 안녕.
하나. 석촌호수를 같이 걷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 씩이나 있어서 감사.
둘. 오늘도 계획한 걷기 운동을 기분 좋게 완수 할 수 있어서 감사.
셋. 수안이 볼 수 있는 날이 또 하루 다가옴에 감사.
2020년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