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웁다

수안 022

mosinig 2020. 8. 24. 13:00

무더위에 지쳐 밥 맛이 없어 밥을 못 먹는 건 아닌지, 그래서 어디 아픈 건 아닌지, 여전히 꾸중카드를 열심히 모으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자포자기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빠는 하루에도 몇 번, 이런 쓸대없는 고민을 하다가 혼자 시무룩해지곤 해. 아빠가 생각해도 바보 같아. 닥친 일이 아닌 혼자 생각으로 고민을 만들고 있다는게. 잘 지내고 있는거지? 아빠는 네 소식이 너무 궁금한데, 그래서 일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우편함을 괜히 열어보는데 네 편지는 언제나 없어서 집에 들어갈 때마다 아쉬움에 한 숨을 쉬곤 해. 그래서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옛말만 열심히 믿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지내고 있어. 그래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우리 수안이가 글로는 표현하지 못 하고 있지만, 엄마아빠를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 그렇잖아?

날이 많이 더워졌어. 밥 잘 챙겨먹고, 운동도 틈틈히 하고, 칭찬카드도 많이 많이 모으기! 사랑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