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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웁다

수안 004.

mosinig 2020. 7. 29. 18:59

2020년 우리나라를 덮고 있던 장마전선이 이제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단다.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의 장마 중에는 그 이름값을 올해는 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서울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고모들이 있는 부산과 경남지방에는 비로 인한 피해를 안겨주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고 간다니 손 흔들며 보내주어야겠지. 올 해 장마가 이렇게 떠나면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고 있던 불볕더위가 당당히 주연으로 나타나 기승을 부리겠지. 순리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자 이제 슬기로운 불볕더위 생활을 펼쳐야할 시기가 온거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들어봤겠지. 우리가 이 무더위를 힘들어 하거나 짜증내기 보다 받아들이고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해. 날이 더우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가 물놀이겠지. 한 여름 뙈약볕을 피해 깊은 산 속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발만 담궈도 너무 좋겠지. 말 그대로 이 세상 낙원이요 천국일거야. 그 얼음물 속에 수박 한 통이 담겨 있겠지. 물론 우리가 이따가 먹을 수박이야. 쩍쩍 갈라지는 그 달고 시원한 수박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날까? 생각만해도 시원하지. 계곡에서 한참을 놀고나서 산속에서 야영을 해도 좋아. 모닥불을 피워놓고 불멍. 산 속에서 바라보는 밤 하늘엔 별이 가득할거고 그 별은 오래토록 가슴에 남겠지. 물놀이는 둘째고 여름이 되면 1년 동안 가꾸어온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물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지. 주로 야외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바닷가 해수욕장 등에서 그들을 볼 수 있어. 그들은 그 더운 여름 한 철을 위해 1년을 준비했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거야. 그런 몸을 만들지 못한 우리는.. 물론 수안이도 포함해서 말이지, 우리는 그런 그들을 보고 감상하면 되는거야. 필요하면 박수라도 쳐서 그들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해주자. 여름이면 다양한 많은 과일들을 조금 더 싼 가격으로 많이 먹을 수 있겠지. 그리고 팥빙수. 여름이기에 그 맛이 더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먹어줘야지. 우리집 근처, 성내천변에 있는 팥빙수집이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지 않고는 먹기 어려운 곳이 되어 버렸어. 그래도 맛있으니 가끔 먹으러 가 줘야지. 그리고 여름에 주의해야할 사항도 잊지 말자. 덥다고 에어컨 속에만 있다가는 건강을 헤칠 수 있어. 덥더라도 밖에 나가 나무 그늘아래에 앉아봐.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고 고마울 수 없음을 배우게 되니.

 

늘 하는 이야기, 현재의 상황을 탓 하기보다 현재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대응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해. 여름이 덥고 짜증난다고 겨울을 기다리고 다시 겨울이 왔더니 너무 춥다고 여름을 기다리기 보다는 여름에 여름을 즐기고 겨울엔 겨울을 즐길 줄 아는게 삶의 쉽고도 또 때론 어려운 진리야. 아빠는 우리 수안이가 항상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 바로 지금, 이 곳에서 말이야. 아빠가 다시 또 응원할게. 지금 편지를 쓰는 시각 기준으로 대략 14시간 뒤에 너를 만날 수 있어. 비록 많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기대가 되. 그럼 조금 있다가 만나기로 하고. 안녕.

 

2020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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