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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웁다

수안 024

mosinig 2020. 8. 26. 10:59

아침에 눈을 떳는데, 글쎄 기분이 너무 좋아. 나도 처음에는 이해 못 한 내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곳에 우리 수안이가 있었어. 맞아, 어제 받은 네 편지 덕분이었어. 그래 아빠는 너의 그 마음을 담은 말 한 마디로도 이렇게 행복해 질 수 있는 사람이야. 고마워 오늘 아침을 이렇게 기분좋게 해 줘서 말이야. 

 

수안이 마음의 변화는 어디서 온 것일까? 아침에 아빠가 운동을 하는 내내 생각을 해 보았어. 아참, 아빠가 요 근래에 운동코스를 석촌호수에서 아침나절 성내천 및 올림픽공원으로 바꿨거든. 뭐 안궁금하다고? 허, 글쎄 요 며칠은 근력운동도 하고 있어. 며칠전 너에게 소개해준 글 덕분에 말이야. 수안이가 돌아오기까지 2주 하고 3일 더 남았나? 그래 좋아. 그 사이에 아빠가 열심히 운동해서 수안이가 아빠를 몰라보게 만들어 주겠어. 하하. 아무튼, 새어 나가는 이야기를 다시 붙잡고는, 그래 맞아 아침내내 생각했어. 무얼까 하고. 아빠 생각에는 수안이가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기 시작한거야. 영어로는 '오픈마인드'라고 할까? 그래 마음을 열면 눈이 뜨이고 귀가 열리는 법이거든. 그러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거야. 본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며 듣는다고 다 들리는 것이 아니거든.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제대로 보이고 또 제대로 들리는 거야. 이게 쉬운말 같아도 쉽지가 않아. 여태 살며 아빠가 수안이에게 좋은 말이라고 입이 닳도록 주절주절주절 해도 제대로 수안이 귀 속으로 들어온 말이 없었잖아. 오픈마인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야. 소리는 들리는데 이게 말로 들리는게 아니었어. 마음이 닫혀 있었던거야. 마음을 열어두면 말이 들려. 그 말을 듣고 그리고 생각해보는 거지. 이 말이 나 한테 도움이 될까 아닐까를. 그리고 행동해보는 거야. 그런 후에 판단을 해야해. 아, 이 말은 들을 때는 좋은 말로 들렸는데, 막상 내가 말 대로 해보니 나 한테는 잘 맞지 않더라 등. 아빠말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말들을 열린 마음으로 듣는 습관. 이제 시작했으니 같이 더 노력해보자.

 

이렇게 수안이가 또 한 단계 성장했다고 아빠는 생각하는데. 수안이가 그간 많이 아팠구나 생각하니 아빠는 또 아프네. 과연 아프지 않고 성숙해지는 방법은 없는걸까? 보고싶다 수안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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