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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부작 일일불식' 강신주선생의 어느 책에서(팟캐스트 였던가) 기억에 남는 문구이다. 하루에 한 끼라도 먹으려면 자리에서 일어나 마당이라도 쓸어야 한다는 말이다. 밥 한끼 먹기가 떳떳하지 못 한 요즘의 나이다. 대체 나는 밥 한끼 먹을만한 일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구차해진다. 구차함을 떨쳐버리는 순간 과감한 '빌어먹을놈'이 되어버린다. 고작 한 끼도 이러할진데 세끼까지 챙기려 하다니, 이 건 더 생각할 필요 없이 부끄러운 생각이다. 이러한 나에게 얼마 전 경미가 반가운 소식을 카톡을 통해 보내왔다. '간헐적 단식'을 주제로 한 영상이다. 쌀 떨어졌다 소리 말고 작작 좀 먹어 라는 경고라고 겸허한(하기로, 꽤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였지만) 자세로 시청 결과, 위의 공복시간이 자신의 신체에 도움이 된다는(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한 끼 먹기에 부끄러운 나에게 고마운 말씀이 아닌가(받아 들였다. 역시 겸허히). 18시간부터 시작해서 24시간, 48시간 등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우선 '하루 한 끼'를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나흘 째 간헐적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아주 좋다. 우선 하루에 한 끼를 먹는다는 것은 그 한 끼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곡식과 나물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내 몸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한 끼를 먹는데 그 식사를 좋은 것으로 정성껏 준비해 주고 싶어진다. 한 끼의 식사를 하는 동안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끊이지 않기에 평소 세 끼 식사 이상의 즐거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음은 덤이다. 나흘 째, 몸도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가벼워지고 있어서 무릅과 허리도 탄성을 지르고 있으며, 평소에는 자주 지끈거리던 머리도 무릅과 허리의 호들갑스러운 탄성에도 불구하고 방긋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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